유머 옛날신문) 중년층에 '록 갱년기' 새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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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층에 「록 갱년기」 새 현상
제인즈 애딕션 등 10대 음악 기피 현상
흘러간 록 방송 전문 라디오 인기 끌어
“요즘 애들 노래는 들을만한 게 없어. 가창력이 있나, 노래가 노래 같은가. 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 TV나 라디오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는 10대 위주의 가요들을 보면서 ‘어른’들이 흔히 하는 소리이다.
그런데 뉴욕 타임스지 최근호에 따르면 미국 대중음악계에서도 40대를 전후한 팬과 음악관계자들 사이에 이와 비슷한 의미로 ‘록 갱년기’란 말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인들다운 신조어인 ‘록 갱년기’는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등으로 상징되는 록 음악이 탄생한 지 40여 년에 접어든 데 착안, 최근 젊은 세대의 새로운 음악에 낯설어하는 ‘중년’ 록 팬들의 당혹감을 가리키는 것.
오래전 미국의 부모들은 글렌 밀러 악단의 빅밴드 연주음악으로 자녀들을 기쁘게 해 줄 수 있었다. 또 요즘에도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REM의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마이클 잭슨의 근황에 대해 궁금해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아이들이 열광하는 여성 록 가수 화이트니, 록 그룹 ‘제인즈 애딕션’ ‘블랙 크로우즈’니 하는 이름에 이르면 사정은 달라진다.
머큐리 레코드사의 스카우트 담당자인 톰 비커 씨(42)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당신은 아직도 그룹 ‘제인즈 애딕션’의 록 음악 대신 로버트 존슨의 델타 블루스에 심취해 있습니까. 혹시 필 콜린스나 제네시스의 ‘우리는 춤출 줄 몰라요’가 당신들 자신의 얘기로 느껴지십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록 갱년기’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나이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이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언뜻 별걸 다 가지고 얘깃거리를 삼는 것 같지만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록 음악에서 ‘갱년기’를 느끼고 있는 나이 또래의 팬들은 나이를 들어가면서도 어린 시절과 마찬가지로 레코드 가게를 들락거리는 최초의 세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가수나 연주자, 방송의 음악 PD, 레코드 회사 간부, 비평가, 매니저 등 현재 미국 대중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중추적 인물들이 바로 어린 시절 엘비스 프레슬리, 비틀즈 등의 음반을 사 모으며 성장한 세대이다.
지난 69년 빌보드지에 우드스톡 페스티벌 관람기를 기고하기도 했던 대니 골드버그 씨(41)는 보니 레이드부터 최근의 인기그룹 ‘너바나’까지 폭넓게 돌봐주고 있는 매니저.
이런 골드버그 씨도 ‘록 갱년기’를 경험하고 있다.
그는 “보니 레이트와는 편안하게 음악에 관해 대화할 수 있지만, 젊은층을 겨냥한 그 아래 또래의 가수들의 음악에 대해서는 조언할 생각을 안 한다”며 “10대들의 음악 취향을 이해하고 손대 보려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에 버렸다”고 실토했다.
이같은 기성 록 애호가들의 ‘록 갱년기’는 음반 업계와 방송 등에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렸을 때 들었던 음악을 찾는 기성 록 팬들을 겨냥, 옛 음반의 CD화(化)는 이미 새삼스러울 것 없고, 흘러간 록만 들려주는 전문 라디오 방송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음반 기획이나 방송의 최종 결정권자가 대부분 이들 세대이고, 우리와 달리 35세 이상 기성 팬들의 음반시장 점유율이 29%로 10대들의 28%를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權爀鍾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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