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평양냉면의 보급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물건 > 유머게시판

 MSG. 정확히 말하면 일본산 MSG '아지노모도'(味の素).

 평양냉면의 정의는 '동치미를 섞은 고깃국물로 맛을 낸 차가운 메밀국수'인데, 동치미 국물은 여름엔 시원할 진 몰라도 맛이 밍숭맹숭해서 자극적이지가 않음. 거기에 여름무는 씁쓸한 맛이 나서 손님이 몰릴 여름엔 맛이 별로임.
 고깃국물도, 냉면 육수로 쓰려면 지방과 탁한 부분을 걷어내고 차게 식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감칫말이 다 날아가 버리는 모순같은 상황이 생겨버림. 그렇다고 고기를 더 넣으면 가격이 뛰고.

 그러다가 1910년대에 아지노모도가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이 문제들이 단번에 해결됐음. 고깃국물보다 훨씬 간단하게 국물을 만들 수 있고, 기존 방식보다 훨씬 깊게 감칠맛, 짠맛, 단맛 다 낼 수 있으니 그야말로 혁명이었음. 그 결과 평양냉면을 만드는 데 드는 인건비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고, 맛도 자극적으로 변해 대중음식이 되는 데 일조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