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드,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에서 2편 분위기 재현한다
(왼쪽부터) 김주영 본부장, 김동현 대표, 손석호 개발총괄
김동현 대표(이하 김대표) :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 이터널'과 '리니지 2M'으로 10년을 보냈고, 디자드를 세운지는 3년차이다. 설립 당시만 해도 좋은 회사를 왜 나갔느냐는 주위 시선이 있었으나, 적당한 시기에 새로운 도전에 임했던 것 같다.
김주영 본부장(이하 김본부장) : 게임빌에서 '게임빌프로야구'를 피처폰 시절인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맡았고, 처음에는 개발 PM이었으나 후에 사업쪽으로 전환했다.
손석호 개발총괄(이하 손) : 11년차 프로그래머로 로드컴플릿에서 일했고, 디자드에는 6개월 전 합류하여 프린세스 메이커 팀을 맡았다.
●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에 대한 SNS 반응이 뜨겁다. 알고 있는가?
김대표 : 검색하면서 많이 힘을 얻는다.
손 : 매일 아침마다 검색한다. (웃음) 사내에 이렇게 프린세스 메이커 팬이 많았나 싶을 정도인데, 다른 팀에서도 잘 만들라며 눈에 불을 켜고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김대표 : 프린세스 메이커 IP 계약 당시 캐릭터 하나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요나고 가이낙스에서 라이선스를 보유한 것은 1, 2, 3, 5, Q의 다섯 개였다. 1편의 경우 생각보다 덜 알려진 것 같고, 2편은 리제네레이션을 준비 중인 상황이었으며, 5편은 선호도가 떨어져서 3와 Q 중 무엇을 선택할까 하다 과거의 기억을 반추해보니 카렌이 Q에만 나왔는데도 인지도가 높고, 비운의 캐릭터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신규 캐릭터를 만드는 것보다 오히려 더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손 : 카렌으로 결정된 후 찾아 보니 느낌이 딱 오더라.
김대표 : 아트 총괄이 프린세스 메이커의 찐팬인데, 그 분도 카렌을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서 처음 보도자료를 낼 때 여러 소녀가 모여 있는 일러스트 중심에 카렌을 배치해봤더니, 이것만으로도 카렌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는 팬 분들이 있어 우리 선택이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대표 :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트를 총괄하시는 분이 프린세스 메이커의 찐팬이자 아카이 선생의 팬이기도 한데, 국내 프린세스 메이커 팬이 기억하는 프린세스 메이커의 이미지가 2편이라는 것이 개발팀과 그 분의 생각이라 2편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그림체를 연구했다. 어떻게 하면 아카이 선생의 향기를 내면서 프린세스 메이커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지 화풍을 연구했고,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특히 손으로 칠하던 마카 느낌을 CG에서 되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대표 : 요즘은 라이브 2D를 많이 쓰지만 그렇게까지 과하게 넣으면 레트로한 느낌이 살지 않아서 저해상도 도트의 뿌연 느낌과 손으로 터치한 것 같은 느낌을 클래식 하게 살리기 위해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 보다 프린세스 메이커에 알맞은 기술을 넣기로 하고 스파인을 사용했다. 옛날 느낌을 내기 위해 팬들이 원하는 선에서 멈추고자 했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12세 카렌
김대표 : 들어간다. 쉽지는 않지만, 이쪽도 옛날 도트 감성을 살리면서 만들고 있다.
● 개인적으로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의 정점은 2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작품의 특징 중 하나로 '무사수행'이 있다. 과연 2편에 필적하는 무사수행 시스템이 들어갈 수 있을까?
김대표 : 실은 이 부분은 다음 번 보도자료 내용인데... 개발팀 내부에서도 무사수행의 재미를 요즘 시대에 맞게 살리고자 하는 목소리가 높아 '전투가 재미있는 프린세스 메이커를 만들자'는 것이 우리 모토이다. 개인적으로 전투 기획만 평생을 했지만, 너무 과하지 않고 프린세스 메이커에 적합하게, 심플한 전투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요즘은 프린세스 메이커 스타일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보기 힘든데, 신규 유저와 기존 유저 중 어느 쪽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김대표 : 팬들의 바이럴로 신규 유저를 모은다는 것이 오래된 IP의 장점이라 현재는 팬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프린세스 메이커 팬 자체가 게임을 능숙하게 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라기보다는 '심즈'처럼 프린세스 메이커만 하는 유저도 있을 정도라서 공략집을 봐야만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요즘 세대에 맞지 않는다고 보며, 이런 부분을 게임 내에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신규 유저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가이드를 너무 하면 엔딩에 대한 기대감이 옅어지다 보니 적당한 선을 찾는 것이 개발팀의 과제이다.
13세 카렌과 큐브
김대표 : 이처럼 저마다 서로 다르게 느끼도록 한 것이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를 만들어낸 프린세스 메이커의 힘이 아닐까 싶다.
● 프린세스 메이커 개발에 대표님도 참여하고 있나?
김대표 : 기획쪽으로 많이 관여하고 있다.
김대표 : 타이틀에 대해선 아직 협의된 바가 없는 상태이다.
손 : 개발자의 마음가짐으로서는 타이틀이 뭐가 되든 프린세스 메이커 답게 만들자는 것이다. 신규 유저들이 우리 게임부터 프린세스 메이커로 기억할 수 있도록.
● 원래 PC로 시작한 게임이지만 콘솔로도 여러 차례 발매된 게임인데, 플랫폼은 어디까지 시야에 넣고 있는가?
김대표 : 현재는 PC와 스위치가 확정된 상태이며, 다른 콘솔로도 충분히 발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모바일은 스펙 상 돌아가기는 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바캉스 장면
김대표 : 온라인 요소는 살짝 고민을 했던 적도 있으나 과해지면 프린세스 메이커 답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이쪽에는 포커스를 맞추지 않고 있고, 그보다 다른 사람이 엔딩에 대한 힌트를 주는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데, 어쩌면 그조차 채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DLC의 경우는 예전과 달리 게임을 오래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서 기술적인 준비만 하는 상태다.
● 요나고 가이낙스가 감수를 맡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카이 다카미 대표는 이 게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가?
김대표 : 매회 정보를 드리고 있는데, 아직까지 별 말씀이 없으신 상태라 아카이 선생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지는 않은가 보다 하고 생각 중이다.
신규 NPC 요리사
김본부장 : CBT 때 피드백을 많이 받았는데, 초보자에 대한 배려, 튜토리얼이나 접근성 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개선을 진행 중이다. 좋았던 점은 한국, 일본, 대만 유저가 함께 플레이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한 번도 크래시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고, 해외에서 이런 장르를 선호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재미있다고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다음 일정은 1/4분기까지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며, 2차 CBT도 진행할 예정이다.
● 아수라장이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태인데, 프린세스 메이커 신작 개발로 인해 지연이 발생할 우려는 없나?
김대표 : 개발팀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아수라장은 30여 명, 프린세스메이커는 현재 10여 명이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 아수라장의 플랫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김대표 : PC와 PS5, PS4 외에 Xbox 시리즈 X|S를 고려하고 있고, 게임패스 입점도 논의 중이다.
사진은 아수라장
김대표 : 보도자료 배포 후 반응을 살펴 보니 한국 개발사라 못 믿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아마도 이는 IP만 구입해서 프린세스 메이커의 껍데기만 붙인, 전혀 다른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 나왔다고 생각되는데, 프린세스 메이커 다운 게임을 만들고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본부장 : 개발력을 인정 받는 회사가 되어 유저 분들께 사랑 받는 고 퀄리티 게임을 많이 선보이고 싶다.
손 : 처음 합류했을 때는 프린세스 메이커 IP가 유명하니까 잘 만들면 되겠지 생각했다가 스크린샷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 게임이 가진 가능성을 못 살리면 내 개발 인생은 끝이겠구나 싶을 정도로 매력이 확 와닿아서 클래식 함을 잘 살려내면서 새로움을 녹이고자 하니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이장원 기자 inca@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