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473 조회 날짜 24-08-10 19:18 전체공개   잡담 (스압 주의) 인스턴트 커피의 대략적인 역사
  • Member image
  • 트라린

    출석일 : 197

  • asdf

 남북전쟁 당시 북군과 남군 둘 다 커피를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미국 대통령이자 북군을 이끌던 에이브러햄 링컨은 1862년 남군의 항구를 봉쇄해 커피 보급로를 끊어버렸다. 반면 북군은 병사 1명당 하루 평균 1.8L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북군과 남군 사이에서 암암리에 소규모로 커피와 담배 등을 맞교환하는 정전이 있었다. 그리고 북군은 소총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달아 전투 중에도 커피를 빠르게 갈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개머리판에 그라인더가 달려 있대도 전투 중에 커피 원두를 갈아 내려 마시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남북전쟁이 끝난 후 극한 상황에서도 쉽고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너도나도 연구하기 시작했다.

3542240164_1723285024.864.jpg

(사진 1 - 개머리판에 그라인더를 장착한 북군의 소총)

 

 인스턴트 커피의 시초는 일본계 미국인 과학자 사토리 카토가 1901년에 발명해 범미주 박람회에 발표한 것이다. 그는 인스턴트 커피를 만들기에 앞서 가루 형태의 녹차를 개발한 바 있다. 차를 우려낸 다음 이를 분무하는 방식으로 증발시켜 만든 것이었는데, 이를 커피에도 적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갖은 실험을 거듭했고, 그 결과 분말 형태의 인스턴트 커피가 탄생했다. 이 인스턴트 커피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아주 간편하게 마실 수 있었지만, 물을 분무해 증발시키는 형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커피의 맛과 향이 다 날아가 버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로부터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벨기에 출신의 미국 발명가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과는 동명이인)도 인스턴트 커피 기술을 발명했다. 그는 이미 수많은 발명품을 만들고 특허를 얻은 인물이었다. 그는 1906년부터 1907년까지 과테말라에서 일을 하며, 주전자에 담아둔 커피가 가루처럼 굳은 걸 보고 영감을 얻어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했다.
 조지는 사토리와는 달리 커피를 추출한 뒤 저온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방식을 썼다. 그래서 생산량은 조금 떨어졌지만 커피의 맛과 향은 어느 정도 지킬 수 있었다. 조지는 이 커피를 '레드 이 커피'(Red E Coffee)라는 이름으로 팔다가 1910년 '조지 워싱턴 커피 정제 회사'를 세우고 브루클린에 공장을 차린 다음 대량 생산을 하기 시작했다.

3542240164_1723285033.124.png

(사진 2 - 조지 워싱턴 커피 광고)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아주 간편하긴 했지만, 당시 기술의 한계로 원두 커피에 비해 맛과 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터지면서 인스턴트 커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미국은 참전하지 않던 초기에도 보급품을 지원했는데, 이 중엔 인스턴트 커피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엔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 말고 경쟁자랄 게 없었기에 미군과 독점으로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인스턴트 커피는 미군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었고, 전쟁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들의 입은 이미 인스턴트 커피에 길들여져 있었기에 조지의 인스턴트 커피는 승승장구했다. 어느 정도였냐면 1928년 세계 대공황이 터졌을 때에도, 경영이 휘청거리긴 했지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10년 뒤 스위스의 '네슬레'라는 음료 회사에서 '네스카페'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또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3542240164_1723285038.4994.jpg

(사진 3 - 네스카페 광고)

 

 브라질은 1920년대부터 세계 최대의 커피 생산국이었는데, 커피가 너무 많이 생산돼 지천에 남아돌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네슬레는 브라질의 커피를 싼 값에 사들여 이를 활용해 엄청난 양의 인스턴트 커피를 싼 값에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때마침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며 네슬레가 인스턴트 커피 시장을 장악했다.
 경쟁사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막아낼 수 없었던 조지 워싱턴 커피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
추천

댓글목록

캣타워 의 댓글

캣타워 238660 238662 날짜
2
이거에다가 다방커피 레시피로 믹스해서 스틱에 담기 시작한게 동서식품
인스턴트 커피야말로 모든 노동자의 힐링포션
게시물 검색
유모어게시판 목록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좋아요 날짜
238837 잡담
전체공개   오늘도 마이벙커 떡상 기원 댓글2
에르핀 463 0 08-14
238836 잡담 캣타워 491 1 08-14
238831 자작
전체공개   오늘의 각도 댓글2
비살문이토기 364 1 08-13
238824 덕질 캣타워 406 0 08-13
238822 잡담
전체공개   어제는 강북을 조졌다 댓글1
캣타워 455 1 08-13
238821 유머
전체공개   트릭컬 다음 이벤 ㅋㅋ 댓글2
소우스 417 2 08-13
238819 유머 캣타워 483 0 08-13
238818 유머 캣타워 512 2 08-13
238817 유머
전체공개   불노불사 절망편 댓글2
캣타워 499 1 08-13
238816 유머 캣타워 462 2 08-13
238814 잡담
전체공개   아니 갑자기 비 뭔데 댓글2
에르핀 413 0 08-13
238804 잡담
전체공개   오늘의 카레 댓글2
캣타워 475 2 08-13
238803 잡담 에르핀 415 0 08-13
238797 잡담 에르핀 420 0 08-13
238795 잡담 에르핀 355 0 08-13
238785 유머 캣타워 441 1 08-12
238777 자작
전체공개   오늘의 소다 댓글2
비살문이토기 333 3 08-12
238776 잡담 캣타워 560 0 08-12
238775 유머 캣타워 502 1 08-12
238774 잡담 캣타워 506 1 08-12
새로고침 상단으로 하단으로 모바일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