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957 조회 날짜 23-01-27 11:18 전체공개   ai 와 함께하는 간단한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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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테파노

    출석일 : 1592

초등학생 때 수련회라는 이름으로 광주에 내려간 적이 있다.

나 어릴 적 수련회는 해병대 캠프처럼 딱딱하고 강압적이었으며

지금 생각하면 대체 왜 이런 곳에 어린아이들을 데려다 놓는 건가 생각이 들지만

통제되는 게 아닌 어린아이들을 어떻게든 통제하려고 한 것이거나 학부모에게

수련회비라는 이름으로 돈을 뺏으려는 학교의 행사가 아니겠냐는 기분도 든다.

그리고 내가 지금 쓰려는 것은 그때 만난 기묘한 무언가가 생각나서이고

그때의 기억이 내 성장에 긍정적이기도 부정적이기도 한 삶을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의례 수련회라는 것이 그렇듯 주변에 묘지는 생각보다 많았고 묘지는 그 당시 담력 훈련의 단골 코스임에

여기 역시 그런 연고지 없는 묘지들이 있는 좀 특이하다면 산 위에 묘지들이 잔뜩 있던 곳이었다

수련회 진행 요원의 안내에 따라 조별로 산행 겸 담력 시험을 하는 코스 진행을 하였고

내가 속한 조가 등산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갑자기 숲속에서 쇠를 긁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인제 와서야 비슷한 소리를 들어보고 경험하고 나이를 먹어서 쇠 갈리는 소리 쇠가 긁히는 소리라는 걸 알았지

그 당시에 들렸던 그 소리는 아니 어쩌면 그때 그 소리를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이런 소리이지 않을까 하고

나 스스로가 그렇게 타협하면서 마음속에 남아있는 불안과 공포를 덮어둔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달빛마저 나무에 가려 어둡고 그늘진 산속을 올라가는 중에 들리는 그 소리는

신기하게도 같이 오르던 친구들과 함께 와 담력 체험 진짜 무섭네라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연걸. 고리가 되었고 무섭지만, 이것도 진행 요원들과 수련회에서 준비한 일종의 이벤트나 효과음인 줄 알았다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미친 듯이 돌아보는 진행요원을 쳐다보기 전까진

진행요원의 얼굴과 행동을 보고 굳어지는 내 얼굴을 본 다른 친구들의 얼굴도 점점 불편한 공포심 두려움 등의

부정적인 감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뒤로 점점 다가오는 듯 두 번에 걸쳐서 들리는 허공에 울리는 쇳소리

일행 모두가 누군가에게 쫓기듯 한 방향으로 달려갔을 때, 그것은 이벤트나 준비된 소리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다.

뒤에서 천천히 들려오는 쇳소리에 정신이 나갈 것같이 눈물을 흘리며 다들 소리조차 지르는 걸 잊고 산 위에 올라가자

산 위에 있던 진행요원들을 포함한 다른 아이들도 숨이 막힐 듯 헐떡이며 달려오는 우리를 보고 난리가 났었고

그 후에 경찰이 온다든가 하는 등의 소란이 있었지만 산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고 수색을 해도 무언가 이 상한점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초등학교 시절에 있었던 잊을 수 없는 불쾌한 기억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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