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1,865 조회 날짜 17-05-11 00:18 전체공개   잡담 지나가던 이야기5
  • 무뇨스박사

    출석일 : 2

어제 저녁부터 아침까지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듯이 쏟아지던 비가 근무시간이 끝나고 나오니 거짓말처럼 멎어있었다. 

 

퇴근길 사람들로 붐비는 중산서로(中山西路)를 걸어가다보니 문득 우울함이 몰려왔다.

 

우울함과 함께 지난 주말의 기억도 함께 몰려왔다.

 

유달리 특별한 경험을 한 것도 아니다. 언제나처럼 담배연기 가득한 방에 틀어박혀서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수음을 했을뿐.

 

단언코 특별한 경험은 아닐지라도 그것이 분명 지금 몰려온 우울함의 원인일것이다.

 

이산루역(宜山路站)의 계단을 터덜터덜 내려갔다.

 

왜 갑자기 특별한것도 없었던 주말의 기억이 머리속에 떠오르는가, 명쾌한 해답을 내지 못한채 개찰구 앞의 보안검색대를 지나갔다.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대고 76원(元)이 남았다고 표시하는 액정을 스치듯 쳐다보곤 아직 교통카드를 충전하지 않아도 된다는것에 살짝 기분이 좋아졌다.

 

내려가자 마자 도착하는 지하철에 더 기분이 좋아졌다.

 

퇴근길의 지하철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앞에 서 있는 젊은 여자의 정수리에서 지독한 향수냄새가 났다.

 

시선을 내려 정수리를 쳐다보니 새하얀 비듬이 눈처럼 뿌려져있었다.

 

실소가 터져나왔다.

 

흔들거리는 지하철이 어느샌가 홍교로역(紅橋路站)에 도착했고 내리기 전에 탄다는 배려가 없는 이들의 어깨를 거칠게 밀치며 지하철에서 빠져나왔다.

 

역에서 나와 10분정도 걸어 맨션에 도착해서 계단을 올라갔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와 담배냄새로 찌든 방으로 들어갔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곤 침대 옆의 창문을 여니 아랫집에서 지독한 기름냄새가 올라왔다.

 

청경채라도 기름이 볶아대고 있겠지. 생각하며 재털이를 들고 침대에 누웠다.

 

아까부터 지속되던 우울함에 집에 도착했다는 해방감이 더해져 권태가 몰려왔다.

 

딱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지속되면서 수음이라도 할까 생각하다가 쓰래기통에서 올라오는 지독한 냄새에 이내 고개를 젓고는 재털이에 담배를 비벼껐다.

 

담배냄새로 가득찬 방에는 눅눅한 습기가 가득 차 있었다. 

 

마음속의 우울함처럼 피부에 진득하게 달라 붙는 습기때문에 괜시리 더 울적해졌다.

 

내일은 우울함이 가실 수 있도록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담배 한개비를 더 태우기 시작했다.

 

 

 

----

 

라는 글을 생각나는대로 써봤는데

 

주제도 없고 왜 썼는지도 모르겠다.

 

아 우울하다

 

벙커 오랜만에 와서 똥글이나 싸고 가고 이거 안되겠네....

 

빨랑 휴가가고싶다...2주나 남았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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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모어게시판 의 댓글

유모어게시판 194970 날짜
0
글이 참 좋음..
화자의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뭔가 화자의 시점이 잘 표현되서 이입이 쉬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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